오늘도 나는 식량을 찾아 나선다.
몇 번이나 지나다녔던 이 굴다리도 비를 맞고
바람을 맞으니 자연스럽게 풍화가 되며
바스러지고 돌무더기가 떨어져 나오고 있다.
몇 번을 다녔었을까
도망치기 위해서 지나쳤던 굴다리의 모습은
벽에 피가 묻어있었고 그 녀석들이 나를 먹기 위해
달려드는 그림자가 그을음처럼 새겨져 있고
때로는 군인들이 밀고 올라오면서 비처럼 쏟아지는
총알을 몸으로 견딜 때의 굴다리의 모습이 기억이
남아있다.
평생을 항상 그 모습을 지켜주었던 굴다리도
곧 있으면 나의 목숨을 살려주기 위해 다시 한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지
뛰면서 뒤를 돌아보니 몇백, 몇천이나 되는 녀석들이
나의 뒤를 낚시줄에 매달린 소시지 마냥 쫓아오고
있었고 한 손에는 권총과 다른 손에는 반짝이는 빨간
버튼이 있어다.
저 밝은 곳으로 나가야 그나마 녀석들의 행동이 굼떠지기 시작할탠데라는 생각과 살기 위해
요동치는 심장과 온몸에 산소를 주입시키기 위한
폐 그리고 부서질듯한 통증이 드는 다리였지만
멈추는 순간 저 녀석들이 될지 먹이로 변할지는
아직은 모르는 일이다.
가까이 오는 녀석들의 머리와 다리를 쏘면
물밀듯이 밀려오는 녀석들에게 밟혀 곤죽이 되고
있는 모습과 소리에 등골이 오싹했지만
나는 살기 위해 달린다.
입구에 도착하고 나는 잠깐 천천히 뒤를 보며
굴다리를 애잔하면서 안타깝지만 고마운 눈으로
쳐다보면서 빨간 버튼을 눌렀다.
꾸웅! 쾅! 쿠르릉
안쪽에서 터져 나오는 소리에 녀석들의 머리는
전부 뒤로 향해있었고 다시 뒤를 쫓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저 멍청이들은 숨소리에도 반응할 정도로 민감한
녀석들인데 판단이라는 것이 없어 소리만 크게 들리면
그곳으로 가는 녀석들이라 때로는 위험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정말 편한 능력이다.
무너지는 굴다리는 뒤로하고 소리에 반응하는
녀석들인 만큼 반경 1km 내의 녀석들은 전부 몰릴
것이기 때문에 빠르게 안전 루트를 찾아야 된다.
아니 1km라면 다행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몰려올 것이기 때문에 정말 어디로 가야 할지
예상 루트를 짜 놨지만 사방에서 나오는 녀석들을
보면서 생각을 바꿔야 했다.
고층으로 올라가면 좋지만 군인들이 밀고 올라올 때
너무나도 많은 폭탄과 총알에 뼈처럼 철근이
드러나 있는 건물이 대부분이라 들어가도 방어해줄
건물이 아니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하수도를 빠르게
찾아야 했다.
쿠쿵, 쿠구 궁
얼마나 많은 녀석들이 오는 것이기에
나에게 도망치라 말하는 땅의 진동에 급하게 하수구
뚜껑을 열고 놀라듯 하수구에 뛰어들었고 10초
정도가 지났을 무렵 땅의 울림은 더욱 커지면서
뚜껑을 밝은 소리가 더해지고 어디 있냐며 소리치는
그 녀석들의 비명과 짐승과도 같은 소리를 듣고
냄새나는 배수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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